특허권의 속지주의 원칙상 물건의 발명에 관한 특허권자가 물건에 대하여 가지는 독점적인 생산·사용·양도·대여 또는 수입 등의 특허실시에 관한 권리는 특허권이 등록된 국가의 영역 내에서만 그 효력이 미치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발명의 모든 단계가 국내에서 이루어져서 물건이 생산된 경우에 그 물건 생산이 특허침해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를 위한 부품 또는 구성 전부가 생산되거나 대부분의 생산단계를 마쳐 주요 구성을 모두 갖춘 반제품이 생산되고, 이것이 하나의 주체에게 수출되어 마지막 단계의 가공·조립이 이루어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며, 그와 같은 가공·조립이 극히 사소하거나 간단하여 위와 같은 부품 전체의 생산 또는 반제품의 생산만으로도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예외적으로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실시제품이 생산된 것과 같이 보는 것이 특허권의 실질적 보호에 부합한다.

문제된 특허 발명은, ‘의료용 실의 단부에는 의료용 실이 생체의 조직 내에 고정되도록 하기 위한 의료용 실 지지체가 형성되어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의료용 실 삽입장치(원심판결 구성요소 4)’를 내용으로 하고, 여기서 ‘의료용 실의 단부에 의료용 실 지지체가 형성되어 있는’ 구성은 특허침해금지 소송의 피고가 생산하는 제품 중 봉합사와 봉합사 지지체의 개별 제품에 대응한다.

피고는 카테터와 허브, 봉합사, 봉합사 지지체의 개별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특허 발명의 실시를 위한 구성 전부를 생산하였다. 위 개별 제품들은 애초부터 일본에 있는 병원에 판매하여 동일한 피부 리프팅 시술 과정에서 함께 사용되도록 할 의도로 생산된 것이다.

특허발명의 명세서 기재에 따르면, 실시예의 하나로 의료용 실 단부에 매듭을 형성하여 지지체의 설치 위치를 지정하는 것을 제시하고 있기는 하나, 그 밖에 이를 고정하거나 결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명세서에서는 지지체를 ‘배치’한다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발명의 청구범위와 명세서의 기재를 종합하면, 의료용 실 지지체를 의료용 실의 단부에 결합·고정하는 방법은 통상의 기술자가 적절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시술 전 또는 시술 과정에서 이와 같이 의료용 실의 단부에 의료용 실 지지체를 배치하여 고정시키는 것은 통상의 기술자에게 자명하고, 통상의 기술자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위 개별 제품들을 각 기능에 맞게 조립·결합하여 사용할 수 있다.

하급심은 이 사건 봉합사 단부에 봉합사 지지체를 형성하려면 추가적인 가공·조립 등을 거쳐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피고의 행위가 특허발명에 대한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카테터와 허브, 봉합사, 봉합사 지지체의 개별 제품을 생산한 것만으로도 국내에서 특허발명의 각 구성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한 일체로서 가지는 작용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상태가 갖추어진 것으로서 그 침해가 인정된다고 보았다. (대법원ᅠ2019. 10. 17.ᅠ선고ᅠ2019다222782, 222799ᅠ판결)ᅠ

특허발명의 실시가 일부 외국에서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특허권의 속지주의에 어긋나지 않고 특허침해가 인정된다고 판단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응세 변호사 법무법인 바른 특허변호사 

 

Posted by 이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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